프로그래머의 기획,etsy의 시작

프로젝트를 발주 받으면 팀을 구성하는데, 보통의 경우 프로젝트 매니저(pm), 프로그래머, 디자이너의 삼위일체 구성이 된다. 기획자 해당되는 프로젝트 매니저는 구성원들과 함께 큰 그림과 작은 그림을 함께 그리며 프로젝트를 진행시키는 위치라서 역할과 책임감이 더 하다.

힘든 경우가 있다. 외부의 클라이언트와 내부의 팀을 조율하면서 기획자가 갈팡질팡하면 프로젝트가 흔들린다. 문서인 기획서를 만드는 일과 기획을 잘한다는 것은 다른 의미이다. 정작 더 근본적인 문제는 프로그램을 모르는 기획자, 디자인을 모르는 기획자의 무리수에서 온다.

기획자, 프로그래머, 디자이너는 전공도 다르고, 사고 패턴도 다르고, 일하는 방식도 다르다. 메뉴얼에 기초하고 로직에 충실한 프로그래머가 좌뇌형에 가깝다면, 디자이너는 감성의 우뇌형에 가깝다. 그래서인지 프로그래머와 디자이너는 매번 싸우고, 대개의 경우 프로그래머가 양보하고 디자이너의 고집이 통과된다.

프로그래머 출신이면서 우뇌형 인간이 가장 좋은 기획자라고 생각한다. 고객이 결과물을 판단하는 첫 인상은 눈에 보이는 디자인이지만, 실제로는 하드웨어 시스템과 소프트웨어 코딩(coding)을 담당하는 프로그래머의 창의력이 더 중요하다. 프로그래머 출신의 기획자는 해당 기술의 특성과 동향을 알고 있기에  구현가능한지를 판단할 수 있고, 클라이언트와 무리한 약속으로 프로젝트를 산 위로 보내는 위험을 막을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디자이너 출신의 기획자가 더 유리한 프로젝트도 있다. 구글이 프로그래머에, 애플이 디자이너에 더 역할을 부여한 결과물이라면 다소 과장일까. 프로그래머가 기획한 훌륭한 사례가 있다. 바로 etsy.com

“지금 세계 경제와 사회는 논리적이고 선형적인 능력, 즉 컴퓨터와 같은 기능에 토대를 둔 정보화 시대에서 점차, ‘창의성’, ‘감성’. 그리고 ‘거시적 안목’이 중시되는 ‘개념의 시대’로 이동해 가고 있다. 그리고 논리적, 선형적 능력을 중시하는 기존사회는 왼쪽 뇌를 잘 이용하는 사람들이 주도했지만 새로운 시대는 감성적인 오른쪽 뇌를 개발하여 양쪽 뇌를 잘 활용할 줄 아는 사람들이 지배할 것이다. “

다니엘 핑크의 새로운 미래가 온다(a whole new mind)  에 가장 가깝게 구현해 놓은 곳이 etsy.com이 아닐런지.

 

엣시는 ebay로 대표되는 기존의 오픈마켓의 카테고리 중에서 공예(handmade craft)에 해당하는 카테고리를 특성화 하였다.  Youtube  etsy나 etsy blog를 보면 감동이 느껴지기까지 한다.  엣시는 물건을 판다기 보다는 이야기를 파는 곳이라는 느낌을 준다. 스토리텔링의 모범이라 말하고 싶다. 엣시는 커뮤니티에 집중하면서 판매자가 쉽게 사용하는데 귀를 열고 이를 적극 프로그램에 반영한다. 웹사이트에 가면 물건을 사지 않아도 볼거리가 많고 이야기 꺼리가 많다.

엣시의 몇몇 특징은 엣시를 기획한 이야기를 보면 자연스레 이해가 된다. 공동설립자이자 프로그래머인 Chris Maguire가 말하기를… 프리랜서 프로그래머로 일하면서 1만명 규모의 공예 커뮤니티인 getcraty.com의 포럼게시판 업그레이드 프로젝트를 의뢰받아 작업을 진행하게 되었는데, 그 작업 과정에서 커뮤니티의 글을 읽어 보니 공통의 요구가 있었다고 한다.

 

“내 공예품을 팔 곳이 있으면 좋겠다.”

“ebay는 짜증난다. 사용법이 어렵고 우리한테는 관심도 없고 수수료도 비싸다”

 

틈새시장을 발견한 프로그래머는 사이트를 기획하였고, 개발 초기의 모습은 craftster.org(10만명 규모의 공예 커뮤니티)와 유사하였다고 한다. 아직 결제부분이 미처 개발되지도 않은 상태로 2개의 커뮤니티 회원에게 알리게 되었는데,  수많은 작가들이 상품을 등록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바로 기존 커뮤니티 사이트의 회원이 베타 테스터가 되었고, 자기 물건 사고 싶으면 etsy로 오라는 입소문 마케터가 되었고, 서로가 서로의 물건을 사는 초기 구매자가 된 셈이다.

7년이 지난 지금의 엣시는 IT회사의 새로운 컨셉이 되고 있다. 엣시의 팀구성원은 대다수가 프로그래머이다.  워드프레스가 code is poetry라고 했다면, 엣시의 프로그래머는 code as craft라고 말한다. 한국에서는 아직까지도 코딩은 노가다라는 농담이 유행하지만, 시 쓰듯 코딩하는 워드프레스 팀과 공예하듯 코딩하는 엣시 개발팀의 마인드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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