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 공유 참여는 NGO와 웹의 정신

기술의 진보에 뒤쳐진 집단은 잊혀진다.

웹의 정신인 개방,공유,참여 의 키워드는 비영리 기관이나 시민 단체의 철학과 거의 일치합니다. 웹은 단체의 정체성과 활동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참여를 유도하는데 중요한 도구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과거 특정 그룹의 특정 장소에서나 만날 수 있었던 정보와 주장이 웹1.0과 웹2.0의 시기에 홈페이지와 같은 도구를 통해 ‘개방’되고 ‘공유’되다가, 웹3.0에 이르러는 페이스북,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되는 ‘참여’의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대자보나 팜플릿이 시대의 변화의 맞게 인터넷 공간으로 들어간 셈입니다.

오다가다 여러 시민 단체나 비영리 기관을 방문하곤 합니다. 예외없이 인터넷의 활용이 중요하다고 생각 하지만 정작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에서는 난색을 보이며 어려워하는 분위기입니다. 홈페이지 정도는 예산이 있으니 겨우 만들었는데, 실제 홈페이지 운영의 단계로 넘어가면 그냥 방치한 채로 업데이트도 없는 편이고 여전히 인쇄물, 책, 야외 행사 위주로 활동합니다. 특별한 예외이겠지만 지정기부금 단체에 등록하려면 기부금 사용 내역을 공지해야 하기에 홈페이지를 그 목적으로 만든 곳도 보았습니다.

“왜 홈페이지를 만들려고 하세요?”  클라이언트의 의뢰가 오면 꼭 물어보는 질문입니다. 홈페이지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어떤 방식으로 만들 것인지를 결정하고 견적이 가능하니까요. 단순한 소개형 온라인 팜플릿인지, 고객의 피드백을 받는 것이 더 중요한지, 물건을 파는 쇼핑몰인지, 아니면 지사와의 소통이 필요한 인트라넷 까지 포함해야 하는지, 영업이나 마케팅의 어느 부분까지 홈페이지가 지원해야 하는지…

마찬가지의 질문을 시민단체, 비영리 기관에 던져보면, 대부분 온라인 팜플릿 정도였습니다. 만들고 나서 상근자도 회원들도 접속하지 않는 홈페이지… 우리 단체의 활동에 어떻게 온라인 도구를 활용할 것인가 등의 이야기로 이어가기는 멀기만 합니다.

왜 그럴까.

감히 제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오지랍이고 자칫 실례가 될 수 있음을 압니다. 오해 없기를 바라며….

지도부가 웹에 보수적입니다. 기술의 진보에 뒤쳐진 집단은 잊혀 집니다. 그냥 지금까지 해오던 방식을 고집합니다. 젊은 세대는 저 앞에서 놀고 있는데 시민단체들이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메일 정도는 이제 기본으로 잘 사용하고 있지만, 어떤 단체는 아직 팩스로 뭔가를 보내 달라는 곳도 보았습니다. 예전에는 단체의 생각을 알리는 것이 우선이라서 피켓을 들고 길거리로 나갔고 단체의 주장과 활동이 신문 등에 나와서 이슈가 알려지곤 했죠. 여전히 유효한 방법이지만 요즘 세대는 소셜미디어나 유투브 같은 다양한 미디어에서 놀고 있습니다.

사람의 문제입니다. 웹에 익숙한 ‘젊은’ 상근자가 있어야 합니다. 과거에는 사명감이 중요하여 상근자의 희생을 요구하는 풍토가 있었지만, 지금은 생활을 지속할 정도의 보상을 지급하지 않으면 상근자는 버티지 못합니다. 상근자를 동료로 인정하고 전문성을 발휘할 기회를 보장해야 합니다. 가르치려 하고, 시키는 대로만 하라면… ㅠ. 젊은 상근자를 고용하고 그 사람들이 맘껏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것은 언제나 중요하겠습니다.

돈 입니다. 돈은 곧 사람의 문제와 연결되는데… 시민 단체는 회원의 지지와 후원으로 운영되는게 좋지만 현실적으로 그렇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정부나 지차체에서 예산 지원을 받아 운영하는 곳이 많으니까요. 실제로 공공의 영역에서 그렇게 운영되는게 맞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상근자의 주요 업무가 예산 지원하는 곳과의 행정 업무 위주로 되는 경향도 있기는 합니다. 사업 계획도 예산 지원을 받기 위한 방향이 우선 되기도 하고요. 단체는 점점 시민과 멀어지고 회원은 그저 숫자로만 존재하고…

그러면 어떻게?

역시나 사람입니다. 웹에 익숙한 젊은 상근자를 채용하고, 그 사람이 맘껏 활동하게 보장하는 것부터.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데 과거만 추억하고 있다가는 뒤쳐집니다. 상근자에게 변화를 따라 갈 교육의 기회를 열어야 하지 않을까요. 지도부도 상근자와 함께 공부하면 더 좋겠지만, 그렇지 않아도 일상 업무가 많은데 거기에 웹까지 공부하며 적용하는 일이 쉽지는 않을 겁니다.

아래 3군데의 도움만 받더라도 상당한 경험치를 얻을 수 있습니다. 몇몇 단체에 소개해 보았는데, 지도부는 감흥이 없고 상근자는 그냥 업무 하나 더 생겨서 관심없는 분위기^^.

만약 지정기부금 단체에 등록된 곳이라면 테크숩를 꼭 살펴보기를 추천합니다. 테크숩에서 인증 받고 나서 지원 받을 수 있는게 많습니다. (기부제품 목록)

그 중에서 몇가지 추천하면…

  • 구글 : 구글의 G-suit를 무료로 지원합니다. 자기 도메인으로 이메일을 사용하거나 웹하드를 만들어 백업이나 공유 용도로 활용하거나 화상통화 시스템을 만들거나 할 수 있습니다. 전부 무료입니다. 유투브 채널도 지원하고 구글 광고비도 1천만원 상당으로 충전해 줍니다. 준비만 되었다면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죠.
  • 아마존(AWS) : 신청시 21만원여 지불합니다. 그러면 아마존에서 2,000달러를 충전해 줍니다. 즉 21만원으로 200만원 상당의 aws 서버 자원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사실상 1년 사용료가 21만원인 셈인데 일반 호스팅 회사보다 활용의 폭이 비교 불가의 수준으로 좋습니다. 다만, 사용법이 어려워서 개발자가 아니라면 사용하기 힘들긴 하죠.
  • 마이크로소프트 : MS 제품의 정품 라이센스를 줍니다. 윈도우 정품, 오피스 정품 등을 매우 싸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이미 클라우드에 익숙하다면 오피스365도 선택이 될 것입니다. 윈도우 서버를 사용하는 곳이라면 서버 신청도 좋습니다.
  • 잔디 : 인트라넷을 만들수 있는 사내 메신저입니다. 카카오톡과 카페가 합쳐졌다고 생각하면 될듯 합니다. 초기 1년만 지원하는게 아쉽습니다.

그럼에도 도구는 도구일 뿐. 사용하는 사람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무용지물이겠죠. 조직 구성, 사업 내용, 특히 일하는 방식을 온라인 우선으로 전환하고자 한다면 꼭 기부 프로그램을 활용하길 추천합니다. 단체마다 특수성이 있어서 실제로 그렇게 변하는데는 시간이 많이 필요하겠죠.

다른 예를 하나 더 들어 보면… 홈페이지를 인터넷 신문이나 온라인 매거진 형식으로 만듭니다. 상근자는 기자가 되어 일상 사업과 활동을 온라인에 사진과 글, 가능하면 동영상으로도 기록하고, 사업 방식이나 조직 체계 더 나아가 의사 결정 과정도 온라인을 활용합니다. 마치 신문사 데스크 처럼요. 그러기 위해서는 홈페이지와 온라인 도구들이 잘 결합되어 있는 홈페이지가 필요하고, 사업의 기획과 운영에도 온라인을 먼저 고민하고, 콘텐츠를 만드는 일도 온라인에 맞는 방식으로 바꾸고… 휴~

다음 세대를 위하여

우리 단체의 내용을 어떻게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서 참여를 유도할까… 하는 고민은 동네 식당도, 기업도, 시민 단체도 예외는 아닐 겁니다.

어떤 보수 정당이 옛날 어르신(?)들의 입김에서 벗어나지 못해서 외면받고 있듯이, 시민 단체들도 혹시 기득권 집단이 되고 있는지 스스로 돌아봐야 할 시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 세대를 위하여 활동하려면 다음 세대의 주인공인 젊은 세대를 우선시하고, 또 젊은 세대들의 참여를 기대한다면 그들이 익숙하고 좋아하는 방식으로 바꿔야 할 때입니다.

박근핵닷컴의 탄생 이야기는 매우 인상적 이었습니다. 자기 분야의 전문성을 발휘하여 변화를 이끈 젊은 친구들에게 감동 받았습니다. 많은 단체들이 조금 더 열린 마음으로 새 것을 바라보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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